2008.12.09 21:19

APSEC 2008 후기

APSEC(Asia-Pacific Software Engineering Conference) 2008 이 북경에서 12/3~12/6 동안 열렸다.
저번에 APWeb 2007 발표때 중국 황산은 가봤었지만, 북경은 처음이었다.
사실, 그곳에서 몇가지 놀란 일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왕복8차선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완전 무시하고, 대각선으로 건너거나 적당히 이래저래 눈치껏 건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사거리에만 오면 외국인과 내국인의 구분을 쉽게 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방법으로 "한국분이세요?" 하고 접근해서 알게된 교수님도 한 분 있다.
어쨌거나, 영어도 거의 잘 통하지 않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참... 재밌기도 했지만, 머리색이 비슷해서 그런지 한국과도 비슷한 느낌이 드는 그러한 곳이었다.

학회는 ISCAS(Institute of Software Chinese Academy of Science)라는 곳에서 했다. 좀 뭐랄까, 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었다. 호텔처럼 너무 화려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비좁지도 않은... 그냥 학교 같은 곳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북경 공항에 도착한 것이 12/3 북경 현지시각으로 9시15분이었는데, 이리저리 짐도 찾고, 호텔에서 체크인하고, 학회장소로 왔더니 거의 점심시간 즈음이었다. 그래서, 우선 식사를 했는데,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역시나 학회장에서 또 가방을 준다. 음... made in china 가방이 또 하나 느는군... 학회장에서 세션에 참석해서 발표를 들었다. 내용은 그냥 그랬다. 그날은 또 첫날이라 웰커밍 디너를 준단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했는데, 거기에 모이니까 사람들이 참 많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테이블에는 물론 교수님을 포함해서 일행과 함께 ICU 최호진 교수님과 동경 Titech에서 오신 Gondow 교수님, 그리고 학생 2명, 또 나고야 대학에서 오신 Kobayashi 교수님 이렇게 앉았는데... 나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이야기가 좀 통하다 보니... 내 발표때 Gondow 교수님이 들어온다고 해서 긴장을 바짝했다. 설마 들어오실려고?...

둘째날은 오후에 Excursion이 있었다. 올림픽 공원과 만리장성을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무쟈게 추웠다. 음, 너무 노는 이야기만 하는건가? 사실 오후에 Excursion을 하기 전에 난 오전에 Keynote 를 듣기 위해 학회장에 갔었는데 바로 Ivar Jacobson 이 왔기 때문이다. ㄷㄷㄷ 그 말로만 듣고, 책에서 이름만 보던 Ivar Jacobson 이란 말인가? 음, 맞다. 바로 이 오전 Keynote speech 들으러 가면서 사거리에서 만나서 인사나누었던 분이 건국대 유준범 교수님이다. 나랑 나이가 같지 아마? 난 뭐하고 있는거니? --;;; 어쨌거나... 야콥슨의 연설은 역시 대가 다웠다.

연설의 시작은 Kurt Lewin이 언급했던 "There is nothing as practical as a good theory" 였다.
Software 업계는 계속해서 silver bullet 을 찾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5년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OO를 부르짖었고, 10년 전에는 Component와 UML, UP 였으며, 5년전에는 RUP와 CMMI였지만, 2년 전에는 XP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지금은 Scrum에 대해 말이 많다는 것이다.
다 좋긴하지만... 별로 쓰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는 이야기... ( 모든 사람에게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런식으로 계속 바보처럼(?) 할꺼냐? 우리는 좀더 스마트(Smart)해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연설에서 "연구"나 "공부"거리를 찾기는 어려웠다. 다만, 학계에서 한번쯤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는 주제들을 던져주었다. 마지막에는 "Research"를 너무 얕보아서, 청중들과 약간의 Discussion이 있기도 했지만 ( 그는 너무 Practice를 강조했다. ) 뭐 나름대로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목표는 "좋은 소프트웨어를 빨리 그리고 낮은 비용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Process"나 "Methodology" 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모두 bull shit !!! ( 좀 심하게 표현하면 ㅋ) 이고, 대부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Practice"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프로세스가 뭐 대단한 것처럼 여겨지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고, 프로세스는 일종의 Practice들의 패키지일 뿐이라는 것. 또한 Practice도 Essential 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Kernel"이 필요하며, Practice를 통해서 그 Kernel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Kernel은 정말 최소한의 것을 의미한다. 최소한의 필요 인력과 산출물, 그리고 Things to do!!!

여튼 마지막에 그가 내 놓은 공식은...
"Kernel" + "Your own best practice" + "Other practices from many sources"

Practice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끝을 맺는다.
* Should focus on the essentials
* Start with Kernel - a practice architecture
* Should be executable ( for individials and teams)

어쨌거나, 난 야콥슨의 연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연설은 나름 세련미가 있었다. 스티브 잡스에 비하면 조금... 아쉬움도 있었지만... :) 어쨌거나 이전에도 한번 고민해보았던 Practice 와 Theory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해 정리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음,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나의 발표가 있었다. 마지막 세션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사람들이 많지 않을거라 예상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3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했다. 와우... 그리고 Gondow 교수님도 역시나 세션 시작 전에 오셨다. 나의 세션은 Metrics & Measurement 였는데... 내가 발표한 주제는 "A Complexity Metrics for Web applications based on entropy theory" 였다. 흠냐...
다행히... 세션 발표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질문도 쏟아졌다. 예상했던 질문은 나오지 않고... 의외로 기본적인 질문들이 나왔다. 랜덤 생성시 엔트로피값이 왜 최대가 되지 못하고, 조금 모자른 값을 가지게 되는지... 또는 WCOX를 쓰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쓰기는 쉬운지... 등의 질문이었다. 답변을 무사히 마쳤고... 발표는 그렇게 끝이 났다. Gondow 교수님께 세션이 끝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세션장을 빠져 나왔다. 난 좀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일행들이 벌써 엘레베이터를 잡아타고 날 기다리는 바람에... 일단은 빠져나왔고... 저녁을 먹으러 향했다. 북경오리구이를 먹었는데... 벌써부터 또 먹으러 가고 싶어진다. 호텔에 돌아와서는 일행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에는 자금성을 잠깐 구경하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후배의 말로는 중국화폐가치가 올라서, 환률에서 손해를 10% 정도 보는 상황이란다. --;;; 아 그냥 다 써버려야 겠다고 생각했으나 딱히 중국에선 살 것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음 글을 쓰다보니, 그냥 말 그대로 무슨 기행문도 아닌 것이... 일기 쓰듯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아, 다음 APSEC은 말레이시아의 페낭(Penang)에서 열릴 예정이다. 겨울이니까, 참 따뜻할 것 같다. 북경은 너무 추웠다. 정말 추웠다. 그래서... 만리장성에서는 거금 100위엔을 주고, 중국산 모자와 털장갑을 사고야 말았다. 그래도, 그땐 정말 필요했었던 것 같다. 음, 또 이야기가 세었다.

모든 세션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Theory 보다는 Practice 가 강조된다는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Practice로부터 Theory가 나올 수 있듯이... 반대로 훌륭한 Theory로부터 Practice가 나올 수도 있다. 서로 상호보완하는 관계이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아닌 선순환을 돌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Trackback 0 Comment 3
  1. 화사 2008.12.10 12:26 address edit & del reply

    오..Ivar Jacobson을 보셨군요. UML과 RUP를 개발하는데 공헌하신 분이..왜.. 프로세스는 때려치란 말을..ㅎㅎ

    • swinside 2008.12.10 18:14 신고 address edit & del

      안그래도... UML 이랑 UP를 자기 my little baby 라고 하더라구요 ㅋㅋ 근데 baby가 자꾸 커서 덩치가 커졌다는 말을 하더군요^^;

  2. muscly 2008.12.12 11:28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
    Ivar Jacobson이 2년쯤 전에 저희 회사에서 강연하셨을 때 AOP를 주목하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Theory가 정말 안중요하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Theory에만 빠져사는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